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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치카라] 장미와 피는 둘 다 붉다(완)

[돈마피/돈히라] 장미와 피는 둘 다 붉다 上

W. 치누




    때는 가을이 막 여름을 집어삼킨 참이라, 남색 하늘 위 달은 온기 한 점도 내어주지 않았고 뺨을 스치는 공기는 애매하게 미지근했다. 이미 밤이라고 칭하기에도 민망한 늦은 시각에, 붉은 꽃잎이 달빛을 타고서 나풀나풀 추락한다. 뜬금없이 눈앞에 꽃다발이 들이밀어진 남자는 당황한 듯 무어라 반응하지도 못하고 멍하니 눈을 깜박이기만 했다. 연신 꽃다발과 그 끝을 쥐고 있는 이를 번갈아 보던 그는 이내 떨떠름한 표정으로 꽃들을 품에 안아들었다. 코끝을 스치는 장미향이 싱그럽다. 꼭 몇 분 전에 꺾은 것처럼. 지금 이 시간에 문을 연 꽃집은 없을 텐데 말이다.

    "마음에 드나, Gattina? 돈은 일이 있어서 내가 대신 전해주는 꽃다발이라고! 돌아가기 시작했나, 사랑의 톱니바퀴? BANG-!"

    "네... 감사합니다. 꽃 향이 좋네요. 카라마츠 씨는, 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던 겁니까?"

    갓티나, 라고 불린 남자는 이탈리아 마피아, 피노 패밀리의 수장인 돈 이치마츠의 애정을 일방적으로 받고 있는 남자 마츠노 카라마츠였다. 우연찮게도, 돈 이치마츠를 대신하여 꽃을 건네준 마피아의 이름도 마츠노 카라마츠였다.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마피아인 그는 상대방을 마츠노, 라고 즐겨 불렀고 그에 답하듯 마츠노는 마피아를 카라마츠 씨, 라고 부르곤 했다. 애초에 카라마츠에게 마츠노라는 성은, 성이 아니라 그가 패밀리에 건넨 삶의 표식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일본의 아카츠카와 이탈리아의 피노로 나누어지기 전, 두 패밀리는 본래 마츠노 패밀리 아래의 두 파벌이었다. 마츠노 패밀리의 모든 간부들은 본래 지니고 있던 성을 지니고 마츠노 라는 성을 얻었는데, 그것은 조직 내에서 권력의 표시이자 충성의 맹세가 되기도 하였다. 그 전통은 피노 패밀리가 나누어진 후에도 유지되어, 카라마츠는 패밀리의 카포레짐이 되자마자 원래 지니고 있던 성을 버리고 마츠노 카라마츠가 되었다. 패밀리의 간부들은 모두 서로를 이름으로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마츠노, 라고 불러봐야 누구를 부르는지 모르니까.

    마츠노의 질문에 카라마츠는 대답 없이 가슴팍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썼다. 빛이라고는 달빛과 간간히 켜진 가로등이 전부인 거리에서 그가 분간할 수 있는 건 큰 뭉텅이 같은 형체뿐이었지만, 차라리 그 쪽이 좋았다. 멀쩡한 시야로 제 앞의 남자를 볼 자신이 없었던 탓이었다. 맨 처음에는 퇴근시간인 6시에 정문에서 기다렸다. 한두 시간이 흘렀을 때에는 조금 늦나, 싶었지만 12시가 지나버리자 그저 늦은 정도가 아니라는 걸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물기를 잃어 싱그러움을 잃기 시작한 꽃다발을 버리고 싱싱한 새로운 꽃다발을 얻기 위해 근처를 땀이 나도록 뛰어다녔다. 시들어버린 꽃다발을 줄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돈이 싫어할 테니까. 이윽고 새벽 2시가 되어서야 마츠노가 회사 건물을 나섰을 때, 카라마츠는 절절히 깨달을 수 있었다. 혹시나 오늘은 일찍 끝날까, 언제 끝날까 꽃다발을 들고서 매일 이렇게 기다렸을 돈의 사랑을. 그것도 하루 이틀도 아닌, 거의 한 달이 되도록 말이다. 그 깨달음을 얻자마자 가슴 한편이 아릿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일본의 밤은 쌀쌀하군! 그런 얇은 정장으로는 감기에 걸려버릴 거라고?"

    일부러 주제를 돌리며 걸치고 있던 코트를 벗어 마츠노에게 걸쳐준다. 애초에 카라마츠의 것도 가을용이니 그리 두껍진 못했지만, 그래도 마츠노가 입고 있는 정장보다는 따뜻할 거라 확신할 수 있었다. 아래 입고 있던 푸른 와이셔츠는 팔뚝까지 걷어둔 탓에, 맨 살에 고스란히 닫는 바람이 괜히 시리다. 괜찮다고 손사래를 치다가, 이내 카라마츠의 고집이 꺾이지 않을 것을 알고 순순히 코트를 걸친 마츠노의 등이 유독 굽어 보였다. 그저 두께에 비해 조금 묵직한 코트일 뿐인데, 마치 온 세상의 짐을 어깨에 짊어 진 것처럼. 도대체 돈은 저런 남자의 어느 부분을 보고 사랑에 빠진 것일까, 얄미운 생각이 그의 심장을 쿡, 찔렀다. 저런 자신감도 없고, 소심하며 지친 남자보다는 그가 훨씬 더 정열적으로, 진심을 다해 사랑해줄 수 있을 텐데. 사랑하지도 않을 것이라면 최소한 이렇게 잔인하게 굴지는 말아야지. 언제나 같이 종잡을 수 없는 남자였고, 언제나 같이 매정한 사랑이었다.

    "그래서, 지금 집에 가는 건가?"

    "아, 아뇨... 집에 가면 출근해야 할 시간이라. 근처에 포장마차가 있어서, 거기서 저녁을 먹고... 회사로 곧바로 돌아가서 탕비실에서 잤다가 곧바로 일 할 예정입니다."

    "No, no! Quello non sarà! 휴식은 아주 중요한 거라고? 이래서 돈이 근처에 호텔을 잡아두라고 했던 것이군!"

    "예, 에?"

    당황한 듯 보였지만 곧바로 체념하는 표정으로 보아, 돈과도 이런 일을 여러 번 겪었구나, 짐작할 수 있었다. 깡마른 어깨에 팔을 걸치고서 끌고 가듯 호텔로 발을 옮기며, 카라마츠는 마츠노란 남자를 선글라스 너머 면밀히 관찰해 보았다. 기이할 정도로 닮았으나 그들이 다른 사람이라는 건 명백했다. 물론 마츠노가 깡말랐다거나, 늘 움츠린 듯한 자세를 하고 있는 탓도 있었지만 그것을 제외하고서라도 그들은 달랐다. 멀리서 보면 착각할 수 있겠지만, 가까이서 보면 아, 사람을 잘못 봤구나, 깨달을 만큼의 차이점이었다. 몇몇은 그들을 형제로 착각할 지도 몰랐지만 그 착각마저도 지우는 분위기가 있었다. 왜 하필 당신이었을까. 차라리 아예 다른 사람이었더라면, 하나도 닮지 않았더라면 덜 씁쓸했을까. 애매하게 닮아서 애매하게 미련이 남게.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퍼진다. 일부러 마츠노를 더 재촉하며 카라마츠는 자신의 표정을 숨겼다.

    다다른 호텔의 스위트룸은 한 벽면을 거의 완벽하게 차지한 드넓은 창문으로 도쿄를 온전히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이었다. 과하게 푹신한 침대와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한 객실, 그리고 친절한 룸서비스에 어울리지 않는 건 초라하고 의기소침한 마츠노 뿐이었다. 익숙하게 온갖 음식들을 주문하고서 침대의 끝에 걸터앉은 카라마츠는 그제야 선글라스를 벗고서 나른하게 기지개를 쭉, 폈다. 몇 시간 동안 밖에 서 있느라 뻣뻣하게 굳은 몸의 근육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듯하였다. 그런 카라마츠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마츠노는, 망설이는 듯하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카라마츠 씨는... 언제부터 돈과 일하셨나요?"

    "이 몸에 대한 게 궁금한 것인가, Gattina? 어디 가서 말하기라도 하면 목이 날아갈 텐데 말이지! 그래도 알고 싶나?"

    "아, 아뇨. 실례했습니다."

    탕, 손가락으로 총을 쏘는 시늉을 하며 장난스럽게 웃는 카라마츠의 표정에 마츠노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린다. 곧바로 움츠러드는 그의 태도를 보며 카라마츠는 가만히 생각했다. 마피아와도 저리 어울리지 않는 남자가, 어쩌다가 마피아와, 그것도 마피아의 수장과 엮여서는. 일방적인 사랑을 하는 자신만큼이나, 일방적인 사랑을 받는 그도 불쌍할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물론, 둘 중 더 불쌍한 자를 꼽으라면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기 자신을 고르겠지만 말이다. 내밀었던 손을 거두고 그 대신 자신의 금목걸이를 매만지며, 카라마츠는 푸슬 미소 지었다.

    "농담이었다, 마츠노. 그렇게 겁먹을 필요 없어. 돈과 나는 어렸을 적부터 같이 자랐다. 마치 형제처럼 말이지! 둘 다 고아였거든."

    "아..."

    "운이 좋았지. 잘못하면 굶어 죽었을 걸 패밀리가 거두어 줬으니! 실력도 인정받아 이 몸은 차기 돈 후보까지 됐었다고?"

    "네? 하지만, 돈은 이치마츠 씨잖아요."

    의아함이 가득한 마츠노의 목소리에 카라마츠는 그저 웃었다. 그래, 차기 돈 후보는 카라마츠였지만 정작 돈이 된 건 이치마츠였다. 어쩌다가 그렇게 됐을까. 차라리 그가 돈이 되었더라면, 이치마츠를 말렸더라면. 품 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불을 지피고 나서야 뒤늦게 아, 괜찮나? 물어보는 어투에 배려라곤 없다. 그저 의무적인 습관만이 배여 있을 뿐. 잠시 침묵 속에서 담배 연기만을 내뿜던 그는, 느릿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방 안을 게으르게 떠도는 연기 때문인지, 한층 더 낮아진 카라마츠의 목소리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잠시 방에 침체되었던 침묵 때문인지, 무거운 분위기가 두 사람 사이에 흘렀다.

    "이치마츠는 돈의 역할에 참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그런가요..."

    "왜, 혹시 내가 더 어울린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돈이 사랑하는 남자의 마음까지 포섭해 버리다니, 이 얼마나 죄 많은 남자인가...!"

    "아, 아뇨. 카라마츠 씨는 확실히 멋지지만... 상냥하시고, 배려심이 많으시니까... 돈의 자리셨다면, 여러모로 힘드셨지 않을까, 싶어요."

    상냥하다, 배려심이 많다. 여러모로 자신과는 동떨어진 단어들이라고 생각했던 말들이 마츠노의 입에서 흘러나오자 카라마츠는 고개를 슬 기울였다. 코트를 덮어준 것 때문에 그렇게 오해한 것인가. 상냥함이란 것이 저울에 매달아 잴 수 있는 거였다면, 마츠노의 저울은 고장 난 것이 틀림없었다. 의아한 표정을 읽은 듯, 머쓱하게 뺨을 긁적이며 남자는 서둘러 설명을 덧붙였다.

    "그, 돈이 늘 절 보러 오실 때마다 곁에서 경호를 서 주시고... 이렇게 돈 대신 꽃다발도 가져다주시고, 걱정해서 호텔까지 잡아 주셨잖아요. 제가 보기에 달갑지만은 않을 텐데..."

    마지막 문장을 중얼거리듯 내뱉고서 그는 실수했다는 듯 아, 짧게 탄식을 내뱉었다. 카라마츠는 텅 빈 헛웃음만 내뱉었다. 경호도, 꽃다발도, 호텔도 모두 돈의 명령으로 한 것이라는 걸 정녕 모르는 것인가. 그의 상냥함 중에 진정 그가 원해서 건넸던 건 없다는 걸 모르는 것인가. 자신이 이치마츠를 사랑한다는 걸 알면서도, 저렇게 허울 좋은 착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일까. 도대체 언제부터 알았을까? 더 이상 억지로 웃을 수도 없어 피곤해진 입가를 엄지로 문질렀다. 갑작스럽게 피곤함이 덮쳐왔다. 차라리 이 모든 게 나쁜 꿈이면 좋을까. 한숨 자고 일어나면 잊어버릴, 나쁜 꿈.

    "보기보다 눈치가 빨랐군, 마츠노. 어떻게 알았나?"

    "그게, 돈이 저를 보는 눈빛과, 카라마츠 씨가 돈을 보는 눈빛이, 똑같아서."

    그래서 늘 선글라스를 끼고 다녔던 것인데. 마음을 숨기려고 아등바등 노력해왔던 시간들이 단숨에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흘러넘치는 마음을 자신이 어찌 마음대로 조절하겠는가. 눈빛이 똑같다니, 그것은 이치마츠도 현재 자신만큼 힘들단 뜻일까? 보상받지 못할 사랑을 하면서, 일방통행적인 애정의 길을 걸으면서 그만큼 수많은 눈물을 흘리고 그만큼 신이란 존재도 원망해 보았을까? 아니, 그럴 리가 없었다. 그러기에 이치마츠는 지나치게 행복해 보였고, 카라마츠는 행복이란 것을 잊은 지 오래였다. 가끔씩 울컥, 터져 나오는 기쁨은 언제나 순간뿐이었고 유지된 적이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이치마츠와 카라마츠가 똑같은 감정을 지녔을 린 없었다. 그렇다면, 너무 불공평하니까.

    "저는, 저보다 카라마츠 씨가 돈에게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 합니다."

    "..."

    "카라마츠 씨는 당당하시고, 자신감도 넘치시고, 그... 자신의 운명을, 제대로 직시하고 있단 느낌이라서... 늘 부럽다고 생각, 했거든요. 저도 카라마츠 씨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사랑받는 자가 사랑하는 자에게 건네는 어줍은 위로는 동정만도 못하다. 차라리 마음껏 미워할 수 있도록 과시하고, 비웃고, 외면하면 좋을 것을. 그러나 카라마츠의 시선 끝에 닿은 마츠노에게는 오직 진심만이 있을 뿐이었다. 진심으로 그를 동경하는구나, 진심만을 읊고 있구나, 싫어도 깨달을 수 밖에 없었다. 그와 동시에 카라마츠는 생각했다. 아, 돈이 그래서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었구나. 망가질 데로 망가진 자신의 삶을 끌어안고도 상냥한 이 남자를, 자기 자신이란 존재도 없이 남을 품어주는 이 남자를 누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기적이고, 질투심이 가득하고, 썩어 문드러진 자기 자신과는 너무나도 달라 카라마츠는 문득 부끄러워졌다. 울면서 마츠노의 발에 입이라도 맞추고 싶은 심정이었다. 용서하시오서, 이 죄 많은 인간 하나를. 당신을 시기하고 애정하고 증오하는 이 남자를 용서하시오서.

    문에서 똑똑, 노크가 들려옴과 동시에 주문했던 음식들이 들어왔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온갖 음식들을 먹기 좋게 마츠노의 앞에 대령하며, 카라마츠는 가는 어깨를 위로하듯 툭툭, 두드려 주었다.

    "그냥 비실비실한 사내라고 생각했더니 생각보다 멋진 말도 할 줄 알지 않나! 당신의 말, 확실히 들었다고, Gattina! 자, 일단 이것들이나 먹고 쉬어. 그래야 내일 회사를 가지, 안 그래?"

    "저, 카라마츠 씨? 저 이거 혼자서 다 못 먹는데...!"

    "언제 술이라도 같이 하자고. 돈 없이! 자, 그러면 이제 addio다제!"

    빠른 걸음으로 마츠노도, 그의 이야기도 뒤로 하고 호텔에서 빠져나오자 한층 더 시원해진 새벽바람이 카라마츠의 머리카락을 헝클였다. 몇 분이나 걸었을까, 바쁘게도 움직이던 한 쌍의 구두가 이내 우뚝, 멈춰버린다. 아이처럼 웅크려 앉고서 카라마츠는 달뜬 숨을 뱉어냈다. 차라리 속을 토해내듯 울 수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나오는 눈물도 없었다. 마음이 울렁거리는 기분이었다. 심장을 게워낼 수 있다면 차라리 나았을까?

    확실하게 견제했어야 했다. 그는 일반인이고, 자신과 돈은 마피아라고. 사는 세계가 다르니 앞으로 더 엮이면 안 된다고. 언젠가 마츠노는 돈의 정열적인 구애 아래 무너질 것이다. 언젠가는 꽃다발을 받아들고 속삭일 것이다. 사랑합니다, 라고. 그러니 그 날이 오기 전에 확실하게 막았어야 했다. 그러나 어떻게 그러겠는가. 이치마츠에게 필요한 사람은 카라마츠가 아니라 그 평범한 회사원이라는 것을, 이치마츠가 원하는 것이 그 가 아니라 저 볼품없는 회사원 이라는 것을 이해해 버렸는데. 그의 손으로 둘을 갈라놓을 순 없었다. 마츠노가 직접 선택한다면 모를까, 이치마츠의 마음이 식는다면 모를까, 카라마츠가 둘의 끈을 끊어버릴 순 없었다.

    누구에게 토로할 수도 없는 마음이 애끓었다. 사랑한다 읊을 수도 없는 운명이 애달프다. 흘리지도 못하는 눈물이 구슬프다. 마츠노 카라마츠는 생각했다. 차라리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아니, 그건 불가능하니까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차라리, 차라리. 그의 소원을 답해주는 신은 존재하지 않았다.